거실 대참사와 함께 찾아온 뻔뻔한(?) 웃음

거실 한가운데, 눈처럼 흩날린 깃털들이 바닥을 덮고 있었습니다. 소파 위 쿠션에서 나온 듯한 하얀 솜털들이 카펫과 테이블 밑, 심지어 공기 중까지 흩어져 있죠. 마치 작은 눈보라가 거실을 지나간 듯한 광경. 하지만 이 ‘눈보라’의 정체는 결코 겨울 날씨가 아니었습니다.

카메라는 천천히 시선을 옮깁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소파 위에 떡하니 앉아 있는 한 마리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갈색과 흰색이 섞인 귀여운 얼굴, 하지만 그 표정은 더 귀엽다기보다 묘하게 당당합니다. 고개를 바짝 들고, 눈을 또렷하게 뜬 채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죠.
“예, 제가 했습니다. 근데 멋지지 않나요?”

입가에는 살짝 미소처럼 보이는 표정이 걸려 있고, 꼬리는 느릿하게 좌우로 흔들립니다. 발 옆에는 여전히 쿠션의 잔해가 널려 있었고, 털끝엔 깃털이 두어 개 붙어 있었습니다. 증거 인멸? 그런 건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듯합니다.

레딧 유저들은 “범인 찾기 게임 끝났다”라며 폭소했고, 또 다른 이는 “이건 범행 현장을 예술작품으로 착각한 얼굴이야”라고 농담했습니다. 누군가는 이 장면을 보며 “이 정도면 오히려 전시회 열어야 한다”라는 말까지 덧붙였죠.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집에 돌아왔는데, 반려동물이 해놓은 ‘작품’이 집안을 장식하고 있는 순간. 화를 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애매한 그 기묘한 감정 말이죠.
어쩌면 이 강아지는 주인을 놀래켜 주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냥 그 순간이 너무 재미있었던 걸지도요.

결국, 이런 장난도 시간이 지나면 웃으며 떠올릴 추억이 됩니다. 다만… 다음엔 쿠션 대신 장난감을 선택해 주길 바랄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