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자리야!” 유리병 쟁탈전
투명한 항아리 모양의 유리병 안, 한 마리 고양이가 마치 퍼즐 조각처럼 몸을 말아 넣은 채 꽉 끼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다소 비좁아 보이는데도 고양이는 태평하게 안에서 뒹굴며 휴식을 취하고 있죠. 둥글게 구부린 등, 창밖을 향한 고요한 눈빛, 그리고 병의 곡면을 따라 흐르는 털빛까지… 보기만 해도 폭신한 평화로움이 전해집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화면 오른쪽에서 또 다른 고양이가 다가옵니다. 조심스럽지만 확고한 발걸음. 그 눈빛은 “이제 내 차례야”라고 말하는 듯 단호하죠. 바깥 고양이는 병 안 고양이에게 다가가 앞발로 툭, 툭. 마치 시계탑 종을 울리는 듯한 리듬으로 살짝 건드립니다. “응, 교대할 시간 아냐?”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병 안 고양이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눈만 살짝 돌려 상대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앞발을 번쩍 들어 반격. “싫은데?”라는 표정이 그대로 느껴질 만큼 태세 전환이 빠릅니다. 바깥 고양이는 잠시 움찔하더니 다시금 툭툭, 애교 섞인 집요한 요청을 반복합니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눈빛과 발짓으로 펼쳐지는 이 대화는 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 생생하죠.
레딧에서도 “진짜 형제처럼 싸우네”, “저 병은 고양이들의 트론이다”라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고양이들의 익숙한 ‘내 자리 사수’ 전쟁에 많은 이들이 웃음을 참지 못했죠. 어떤 사람은 “우리 집 고양이도 쇼핑백만 보면 저렇게 싸운다”며 공감했고, 또 누군가는 “이건 그냥 고양이 버전의 예약제 스파”라는 재치 있는 댓글을 달았답니다.
혹시 여러분도 고양이나 반려동물에게 ‘인기 명당자리’가 있진 않으신가요? 창가 쿠션, 햇살 좋은 카페트 한 귀퉁이, 또는 비닐봉지 하나에도 벌어지는 조용한 전쟁들. 우리에겐 평범한 공간일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그 공간 하나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포근한 순간’이 되어주죠. 때로는 조금 치이고 밀려도, 다시 서로 기대고 돌아와 안기는 걸 보면 그들만의 룰과 애정이 분명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