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짐조차 귀여운 오리들의 착지 기술

겨울 냄새가 짙게 깔린 어느 얼어붙은 호수 위. 옅은 안개 사이로 무리지어 앉은 오리들이 작은 숨소리로 주변의 고요함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위쪽에서 깃털을 파르르 떨며 몇몇 오리들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듭니다.

바람을 가르며 부드럽게 착지할 줄 알았던 그들은, 얼음 위에 닿자마자 다리를 굽혀 몸을 낮춘 채로 쭈우욱 미끄러져 나갑니다. 마치 스톤이 미끄러지는 컬링 경기처럼요. 한 마리는 원을 그리며, 또 한 마리는 스핀을 살짝 걸듯 방향을 틀며 멈춰섭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지, 보는 이의 입꼬리가 절로 올라갑니다.

영상 속 오리들은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응, 원래 이래”라는 듯 미끄러진 자리에서 고개를 쓱 돌려 주변을 살핍니다. 미끄러지는 순간조차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그들의 표정에서는 의외의 ‘프로 정신’마저 느껴지기도 합니다. 얼음 위에서 착지 후 멋지게 포즈를 취하는 그 모습은, 마치 “방금 점프 9.8점 어때요?” 하고 묻는 듯했죠.

레딧에서는 “이게 바로 자연이 만든 컬링 경기다”, “착지 후 그 눈빛이 너무 진지해서 웃음이 터졌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오리 한 마리의 우아한 미끄러짐은 순식간에 하루의 피로를 녹이는 소소한 힐링이 되었고요.

혹시 여러분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미끄러진’ 적이 있으신가요? 그게 꼭 실패는 아니에요. 때로는 그 미끄러짐이 누군가의 웃음이 되고, 하루의 여유가 되니까요. 오리처럼 미끄러진 자리에서도 고개를 들고 두리번거리다 보면, 또 새로운 길이 열릴지 모릅니다.

사실, 완벽하게 착지하는 것보다 미끄러지며 웃음을 주는 순간들이 더 오래 기억되기도 하잖아요.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꽤 멋진 날들이 될 거예요.
그러니 혹시 오늘 무언가 틀어졌다면, 잠시 오리들을 떠올려보세요. 그들도 미끄러졌지만, 누구보다 자연스럽고 당당했답니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미끄러지더라도 귀엽고 당당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