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위의 미스터리, 파스타의 행방과 묘한 흔적들

거실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 그 위엔 한때 품격 있었을 한 그릇의 파스타가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무너진 전선, 아니 파스타의 전장에 가깝습니다. 그릇 안엔 얼마 남지 않은 면발, 테이블 주변은 붉은 소스와 파스타 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바닥에는 그야말로 파스타가 널브러진 참사 현장이 펼쳐져 있죠.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카메라는 천천히 옆으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그 순간, 범인이 포착됩니다. 주인의 품에 얌전히 안겨 있는 한 마리의 고양이.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입 주변에 묻어 있는 붉은 소스가 모든 진실을 말해줍니다. 입술 아래 살짝 번진 오일, 콧등 가까이에 남은 붉은 자국. “아니야… 난 아무것도 안 했어.”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지만, 증거는 너무나도 명확합니다.

고양이는 얌전히 안겨 있지만, 그 눈동자는 살짝 흔들리는 듯합니다. 들켰다는 당황과 ‘나 지금 안긴 거니까 벌은 미뤄줘’라는 애교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주인은 그저 말없이 안고 있을 뿐, 혼낼 기세는 전혀 보이지 않죠. 오히려 어이없지만 웃음이 먼저 나오는 상황.

레딧의 한 유저는 “저 입 주변 소스는 고의다. 자랑하려고 안 닦은 거임ㅋㅋ”이라며 공감 섞인 농담을 남겼습니다. 실제로도 저 표정을 보고는 누구도 쉽게 화를 낼 수 없을 것 같죠.

혹시 여러분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나요? 조용하다 싶을 때, 뭔가 싸한 예감에 돌아보면… 이미 간식은 털렸고, 범인은 모른 척 눈만 꿈뻑이는 그 상황. 그 순간 우린 화를 내기보다, 웃음을 참느라 더 힘들어졌던 기억이 한두 번은 있을 겁니다.

오늘 이 고양이는 파스타와 함께 소스의 진한 풍미를 즐겼을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웃음과 따뜻한 장면을 남겼습니다. 때론 사고도,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