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주친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거실 한가운데 포근하게 놓인 쿠션 위, 황금빛 털을 지닌 리트리버 한 마리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눈빛은 해맑고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죠. 어딘가 흐뭇한 표정이었어요. 고개를 약간 기울이는 모습에선 천진한 호기심이 묻어났고,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있는 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리트리버가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엔—거실 구석, 조용히 앉아 있던 회색빛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둘 사이에 찰나의 눈맞춤이 오갔습니다. 고양이의 눈은 차분하지만 날카롭고, 미세하게 꼬리를 흔들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었죠. 그 순간, 리트리버의 귀가 아주 살짝 처집니다. 입꼬리도 미묘하게 내려가고요.

눈을 마주친 뒤, 리트리버는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없이 천천히 다시 고개를 돌립니다. 표정엔 방금 전의 해맑음이 사라지고, 왠지 모르게 약간 쓸쓸해진 느낌이 들죠. 그러더니 쿠션 위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 조용히 자리를 떠납니다. 고양이와의 짧은 교감(?)이 만든 변화였습니다.

레딧의 한 이용자는 “고양이랑 눈 마주치면 나도 기선제압 당하던데…”라며 웃픈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그런 경험 있으셨나요? 잘 지내던 분위기에서 누군가의 ‘정적’과 눈빛 하나에 괜히 주눅 들었던 순간.

때로는 말 한마디 없이도 감정이 전해지는 법이죠. 리트리버의 행동은 단순한 후퇴가 아니라, 어쩌면 ‘오늘은 내가 져줄게’라는 다정한 양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강한 눈빛 하나에 살짝 밀려날 때도 있지만, 그렇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바로 함께 살아간다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