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이 선택한 최고의 창문놀이 장난감

도심의 고층 건물 어느 층. 맑은 햇살이 비추는 유리창 너머로 두 마리 고양이가 바짝 붙어 앉아 있습니다. 그 앞엔 묵묵히 유리를 닦는 한 남자, 외벽 청소 작업자가 롤러를 손에 쥔 채 바깥쪽 유리를 닦고 있죠. 마치 공연을 하듯 유리창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이는 롤러. 고양이들의 눈은 마치 자석에 붙듯 그 움직임에 고정됩니다.


롤러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위에서 아래로 미끄러질 때마다 고양이의 머리도 같은 방향으로 바쁘게 움직입니다. 순간, 롤러가 창 너머로 멈추자 한 마리가 앞발을 번쩍 들고 유리를 툭— 하고 두드립니다. 다른 한 마리도 지지 않겠다는 듯 몸을 일으켜 유리 위에 앞발을 살포시 얹고, 또다시 롤러를 향해 탁탁 두드리며 신호를 보냅니다.

유리 너머의 남자는 이 안에서 벌어지는 고양이들의 반응을 알고 있을까요? 혹시 알고 일부러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롤러를 움직이며 장난을 걸고 있는 건 아닐까요? 고양이들은 완전히 매료된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해서 유리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레딧 댓글 중 하나는 “저 고양이들, 유리 청소가 아니라 놀이 시간이 왔다고 믿고 있을걸?”이라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창밖 세상이 만들어준 우연한 놀이 시간. 사람에게는 단순한 일상이지만, 고양이들에겐 최고의 오후 놀이가 된 순간이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창가에도 이런 작은 호기심이 머물렀던 적 있지 않으셨나요?
무심코 지나치는 장면 속에서도 고양이처럼 온몸으로 반응하는 순간들이 있다는 걸, 우리도 가끔은 잊고 사는 건 아닐까요. 반복되는 일상이라 해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놀이가 되고 설렘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런 감각을 간직한 채 하루를 바라본다면, 오늘도 창 너머가 조금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