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인 기계 속에서 나온 기지개 요정

시끌벅적한 오락실 한가운데, 익숙한 인형뽑기 기계 앞에 서 있는 한 사람. 손끝에 집중한 채 조심스럽게 조이스틱을 조작하더니, 인형 하나를 집게로 들어 올립니다. 긴장된 순간이 지나고 인형은 무사히 출구로 떨어졌고, 사람은 환호하며 기다리죠.

그런데—순간 믿기 힘든 장면이 펼쳐집니다. 상품 출구 쪽에서 느릿하게, 마치 아주 오래 전부터 그 안에서 쉬고 있던 것처럼 한 고양이가 기어 나옵니다. 꾸벅꾸벅 졸다 일어난 듯한 표정으로 입을 살짝 벌리며 기지개를 펴는 그 모습. 앞발을 쭉 내밀고, 등을 둥글게 말며 늘어나는 고양이의 실루엣은 묘하게도 인형보다 더 ‘상품 같아’ 보입니다.

관찰자 입장에서는 정말 눈을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죠. “어, 방금 고양이 나온 거 맞아?”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며 웃음이 터지게 만듭니다. 저 작은 몸이 어떻게 거기 들어가 있었는지도 신기하고, 무심하게 기지개를 켜는 그 태도도 너무나 자연스럽기만 합니다. “당연히 내가 주인공인데 왜 놀라?” 하는 듯한 표정은 덤입니다.

이 장면을 본 한 레딧 유저는 이렇게 농담하듯 말했습니다.
“이제 진짜 원하는 걸 뽑았군. 고양이는 항상 보너스야.”
고양이들은 종종 세상의 모든 장소가 자기만의 휴식처라고 믿는 듯 행동합니다. 누군가에겐 유리벽 너머의 인형 뽑기 기계일지라도, 이 고양이에게는 그저 포근한 낮잠 공간이었을지도 모르죠.
우리도 가끔은 그렇게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요?
남들이 다들 한 방향으로만 바라보는 틀 속에서도, 나만의 공간을 찾아 느긋하게 기지개를 켜는 것.
혹시 여러분은 요즘, 어디서 기지개를 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