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좀 다물라니까요!

포근한 담요 위, 한 사람과 한 마리 수달이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사람은 조용히 누워 쉬고 있고, 수달은 살짝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인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작은 앞발 하나가 툭, 사람의 입 위에 닿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반사적으로 입을 다물려 하죠. 그러면 수달은 다시 앞발을 쏙 빼고, 몇 초 뒤 또다시 툭. 반복되는 이 작고 기이한 놀이에, 뜻밖의 웃음이 피어납니다.


수달의 앞발은 그리 크지 않지만, 움직임 하나하나엔 놀랍도록 섬세한 의도가 담겨 있는 듯해요. 눈을 가늘게 뜨고 입가에 살짝 긴장을 주며 앞발을 올리는 모습은 마치 “쉿, 말하지 마. 지금은 그냥 나랑 쉬자”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혹은 반대로, “왜 가만히 있어? 뭔가 재밌는 얘기 하나 해봐”라는 짓궂은 장난일 수도 있죠.

주인은 이를 눈치챈 듯 살짝 입을 벌리지만, 다시 수달의 발이 닿으면 얼른 닫아버립니다. 이 익살맞은 밀당은 마치 둘만의 암호 같은 리듬을 타며 이어집니다. 수달은 자그마한 앞발 하나로 사람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완벽히 성공한 셈입니다.

레딧 한 이용자의 댓글이 유쾌하더군요. “수달: ‘그 입 다물라니까.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야!’” 이 한마디가,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아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혹시 당신은 말보다 눈빛, 손짓 하나로 더 많은 것을 전해본 적 있으신가요? 때로는 언어보다 더 정확하고 따뜻한 방식으로, 누군가와 연결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수달의 이 귀여운 앞발처럼요.

삶은 그렇게 소소한 제스처로 채워져 가는 것 같아요. 말 대신 눈을 맞추고, 손을 얹고, 옆에 가만히 있어주는 것. 그 따스함이야말로 우리 마음을 가장 깊이 어루만지는 힘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