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 마리, 한 자리 두고 펼쳐지는 소심한 대결

햇살 좋은 오후, 한 켠에 자리 잡은 커다란 화분. 평소엔 조용히 식물만 자라던 그 공간이, 오늘은 두 고양이의 작지만 불꽃 튀는 전쟁터가 됐습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서로 바짝 마주한 채 화분 안에서 몸을 웅크리고, 눈을 부릅뜨며 티격태격하고 있었거든요.

한 마리가 살짝 고개를 들자, 다른 고양이는 재빠르게 앞발을 뻗어 툭 치고, 그에 질세라 첫 고양이는 몸을 낮추며 ‘이건 내 자리야’라는 듯 또 다시 몸으로 밀어냅니다. 묘하게 느긋하면서도 집요한 이 싸움은 마치 “나가” vs “왜 나가야 해”라는 대화를 무언으로 주고받는 듯했어요.

화분 안에 꼭 맞는 자리 하나. 서로의 온기가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지만, 오늘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의 싸움이죠. 그런데 이 작고 소란스러운 실랑이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눈은 날카롭지만, 귀는 뒤로 젖혀지지도 않고, 발톱도 꺼내지 않은 채 그냥 툭툭 치는 정도의 행동이니까요. 정말로 싸우기보단 장난이 섞인 힘겨루기, 애정 어린 투정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요?

레딧의 한 유저는 “식물보다 더 식물 자리를 좋아하는 고양이들”이라는 댓글을 남기며 많은 공감을 얻었어요. 화분이라는 작은 우주를 두고 벌이는 이들의 대치는 어쩌면 ‘우리 둘 다 여기 있고 싶은데, 그럼 너무 좁잖아’라는 고양이들의 침묵의 합의이자 귀여운 반항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도 혹시 이런 상황 보신 적 있나요? 하나뿐인 햇살 좋은 자리를 두고 반려동물들이 엉덩이로 밀고, 눈빛으로 싸우는 모습. 이런 순간을 보면, 동물들 사이에도 사소한 욕심과 밀고 당기기의 감정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죠.
그 모습이 꼭 인간 같아서, 오히려 더 정겹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곤 해요. 그리고 우리도 종종 그런 마음 싸움을 하잖아요. 누군가와 공간을 나누는 일, 그 안에서 생기는 소소한 충돌들. 하지만 결국엔, 둘 다 그 공간을 좋아하고 아끼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겠지요.

오늘 당신 곁의 누군가와도 작은 공간을 나누고 있다면, 그 소소한 충돌조차 따뜻하게 기억해보는 건 어떨까요? 고양이들처럼, 티격태격하다가도 결국 같은 공간을 품 안처럼 여기는 사이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