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르 하나에 뒤집힌 형제애의 균형

넓은 테이블 위, 두 마리 고양이가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첫인상은 평화롭습니다. 각각 자리 잡고 앉은 자세에서, 서로의 체온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질서를 지키는 듯한 모습이죠. 그런데 이 고요한 균형을 무너뜨리는 작은 사건이 벌어집니다—바로 ‘츄르’의 등장입니다.

주인의 손에서 짜여 나오는 츄르를 한쪽 고양이가 냉큼 받아먹기 시작합니다. 눈은 반쯤 감기고, 혀는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간식의 맛에 온몸을 집중하고 있죠. 반면 옆에 앉은 다른 고양이는 그 모습을 조용히 응시합니다. 처음엔 무표정. 하지만 점점 눈빛이 날카로워지고, 귀가 뒤로 젖혀지며 꼬리가 살짝 출렁입니다.

그리고 마침내—냥!
가차 없는 냥냥펀치가 날아듭니다. 츄르를 먹고 있던 고양이의 얼굴 옆으로 정확히 타격. 당황한 고양이는 한 발짝 물러서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격의 자세를 취합니다. 테이블 위에서 두 고양이의 앞발이 번갈아 날아들며, 간식을 사이에 둔 작은 전투가 벌어집니다.

주인은 당황하며 말로 뜯어말리려 하지만, 이미 고양이들의 감정선은 츄르와 함께 뒤섞여버린 상황. 츄르를 먹던 쪽은 억울하고, 바라보기만 했던 쪽은 서운한 감정이 폭발한 듯 보입니다.

레딧 유저들은 “100형제의 서열 정리는 간식 시간에 이뤄진다”, “고양이: 입에 들어간 건 용서 못 해”라며 폭소를 터뜨렸고, “츄르가 평화를 깨뜨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유쾌한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형제나 친구 사이에서 사소한 걸로 투닥거려본 적 있으신가요? 심지어 그게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왠지 억울하고, 나도 받고 싶고, 그래서 괜히 짜증 나는—그런 어린 시절의 감정 말이에요. 고양이들도 다르지 않나 봅니다.
하지만 그 짧은 티격태격이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옆에 붙어 자고 있는 걸 보면, 결국 진짜 관계란 그런 것 아닐까요? 츄르 하나에 화를 내고도, 결국엔 같은 집, 같은 테이블, 같은 마음으로 돌아오는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