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한 모금 속엔 천천히 흐르는 평화가 담겨있다

낮은 테이블 위, 투명한 물그릇 하나가 살포시 놓여 있습니다. 주인이 조심스레 물을 따르자, 그릇 가장자리를 따라 찰랑이는 맑은 물결이 잔잔한 소리를 냅니다. 물이 가득 차 넘칠 듯 찰랑일 때, 그 곁으로 다가오는 한 마리의 고양이.


작고 동그란 얼굴에 맑은 눈빛을 가진 이 고양이는, 물소리에 이끌리듯 조용히 다가와 그릇 앞에 앉습니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봅니다.
마치, “이런 순간은 기록해두는 게 좋아”라고 말하듯, 그윽한 눈빛으로 렌즈를 응시한 채 조용히 혀를 내밀어 물을 핥기 시작하죠. 혀끝이 닿을 때마다 맑은 물 표면이 살짝 흔들리고, 그 미세한 움직임조차 영상 속에서는 한 편의 느린 시처럼 느껴집니다.

고양이는 서두르지 않습니다. 한 번, 두 번.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물 한 모금에도 예의를 갖춘 듯한 그 행동엔 고양이 특유의 품위와 평온함이 느껴지죠. 때론 우리가 잊고 사는 여유와 집중이 그 짧은 동작 속에 녹아 있습니다.

레딧 댓글엔 “고양이가 카메라에 대고 ‘나 지금 예쁘지?’라고 말하는 거 같아ㅋㅋ”라는 반응이 있었죠. 정말로 그 눈빛엔, 어느 모델 못지않은 자신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도 가끔은 고양이처럼 멈춰 서서, 가득 찬 물그릇처럼 넘칠 듯한 일상에서 한 모금의 여유를 마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가 카메라를 들고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나 예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