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스훈트와 고양이의 조용한 공존 방식
햇살 좋은 어느 날, 야외에 놓인 흰색 플라스틱 의자 위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표정은 느긋하지만 눈빛은 바삐 움직입니다. 무언가를 노리는 듯 가볍게 꼬리를 흔들던 그때, 한 마리 닥스훈트가 조용히 그 밑을 지나갑니다. 그 순간, 고양이는 망설임 없이 폴짝— 의자에서 점프해 그대로 닥스훈트의 등을 착지 지점 삼아 내려섭니다.
놀란 닥스훈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느릿느릿 걸음을 이어갑니다. 마치 “늘 있는 일이지 뭐…”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반면, 고양이는 당연하다는 듯 등을 밟고 잠시 자세를 고쳐 앉더니, 그제야 슬쩍 바닥으로 내려옵니다. 이 짧은 장면엔 서로에 대한 익숙함과 어느 정도 체념(?)이 섞여 있죠. 누가 주인이고 누가 하인이랄 것도 없이, 그냥 ‘고양이는 고양이다(Cat is cat)’라는 간단한 진실이 전부입니다.
레딧 사용자 중 한 명은 이렇게 댓글을 남겼습니다. “이 집은 이미 고양이가 룰을 정하고 있는 게 분명해.” 이 말에 많은 이들이 웃음으로 공감했죠. 사실, 반려동물을 오래 키운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거예요. 강아지는 사람을 따르지만, 고양이는 자신이 주인이라는 걸요. 그 ‘주인’은 가끔 닥스훈트 위로도 걸어다닙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뭔가 억울한 상황인데도 어쩐지 그냥 받아들였던 적. 누군가에게 등을 내어주고도 “뭐, 그러려니…” 하고 넘겼던 기억 말이에요. 때로는 그게 마음이 넓은 것일 수도, 혹은… 그냥 익숙함이 만들어낸 평화일 수도 있겠죠.
사랑스러움과 코믹함이 공존하는 이 장면은 우리에게도 작은 깨달음을 줍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이에서 생기는 작은 충돌과 양보,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조용한 유대. 결국, 이 둘처럼 우리도 서로를 받아들이며 조금씩 공간을 나누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