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세요? 저흰 그냥 보고 있었을 뿐인데요!
햇살이 건물 벽면을 타고 흐르는 어느 평범한 오후. 시선을 위로 돌린 순간, 뜻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위층 난간 아래, 벽에 뚫린 작은 구멍 셋. 그리고 그 틈마다 고개를 쏙 내밀고 있는 작은 강아지들이 보입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마치 누가 ‘큐!’ 하고 신호라도 준 듯 완벽한 간격을 유지하며, 나란히 얼굴을 내민 모습은 보는 순간 웃음을 터뜨리게 만듭니다.
둥글둥글한 얼굴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 가장 왼쪽 강아지는 귀를 쫑긋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을 주시하고 있고, 가운데 강아지는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며 상황을 분석 중. 마지막 오른쪽 강아지는 혀를 살짝 내민 채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각자 표정은 다르지만,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다면—모두 ‘세상에 막 궁금한 것투성이인 어린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레딧에서는 이런 반응이 달렸습니다.
“누가 이거 보고 초인종 누르고 도망 안 가겠어? 실시간 귀여움 경보기잖아!”
벽 구멍이라는 제한된 프레임 속에 쏙 들어가 있는 그들. 창문도, 난간도 아닌 이 작은 틈은 마치 강아지들만을 위한 ‘비밀 관측소’처럼 보입니다. 바람이 불면 코끝을 씰룩이고, 낯선 발소리가 들리면 눈을 더 크게 뜨며 집중하죠. 하지만 이 모든 행동엔 공격성이라고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너무나 궁금해서, 조용히 그리고 열심히 구경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지나가던 길목에서 누군가의 집 창문이나 베란다에서 뽀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강아지를 마주친 순간. 그 짧은 눈 맞춤이 하루의 피로를 녹여준 적, 아마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말 한마디 없었지만, 분명히 그 눈빛은 “안녕? 난 여기 있어”라고 전하고 있었겠죠.
작은 벽 구멍 사이로 바라보는 세상. 그 좁은 프레임 안에서 세 마리 강아지는 세상을 배웁니다.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고, 때로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며 마음을 엽니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우리는, 이유 없이 마음이 풀리고 웃음이 지어지는 걸 느끼게 됩니다.
가끔은, 작고 예상치 못한 구멍에서 마주친 눈동자 하나가, 우리의 하루를 따뜻하게 바꿔놓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이 세 마리의 작은 탐험가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건넵니다. “헬로우! 우리 여기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