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간, 같은 자세, 같은 타이밍 — 텔레파시라도 통하는 고양이들

조용한 실내 한가운데, 고양이 두 마리가 가지런히 앉아 있었습니다. 마치 거울을 마주 본 듯, 몸의 각도도, 꼬리의 방향도, 앞발의 위치까지도 완벽하게 닮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순간은, 그들 앞에서 ‘그것’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하늘하늘 길게 늘어진 끈 끝에 달린 장난감 하나. 주인이 천천히 좌우로 흔들자, 고양이들의 고개가 동시에 좌—우.
다시 한 번, 장난감이 방향을 바꾸자 또다시 두 마리의 시선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따라갑니다. 고개를 움직이는 속도도, 타이밍도, 눈동자 초점까지 완벽하게 일치. 마치 한 대의 리모컨으로 두 대의 고양이를 조종하는 듯한 모습이 펼쳐졌죠.

고양이 중 한 마리는 노란 눈을 가진 회색빛 단모종, 다른 한 마리는 얼룩무늬가 있는 뽀얀 털의 고양이. 겉모습은 분명 다르지만, 이 장면만큼은 도플갱어처럼 느껴졌습니다. 눈앞의 움직임에 몰입한 채, 입을 다물고, 꼬리는 바닥에 밀착. 시선만 장난감을 따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쫓는 모습에서 고양이 특유의 사냥 본능이 느껴졌습니다.

장난감이 갑자기 빠르게 튀자 두 고양이 모두 순간적으로 움찔. 이때조차도 놀람의 타이밍이 똑같았습니다. 이어서 살짝 앞으로 숙여지는 자세, 꼬리 끝이 바르르 떨리는 미세한 반응까지 닮아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주인은 웃음을 참지 못했고, 카메라는 그 장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죠.

레딧 유저들은 “이 정도면 싱크율 99.9%, 남은 0.1%는 고양이 자존심 때문이야”라는 댓글로 폭소를 자아냈고, “나란히 앉아 우주를 감지하는 고양이들”이라는 드립도 더해져, 댓글창은 고양이들만큼이나 들썩였습니다.

고양이들은 의외로 서로를 꽤 민감하게 관찰합니다. 때론 경쟁자로, 때론 동료로, 혹은 리듬을 맞추는 연주자처럼.
혹시 여러분의 반려묘들도 이런 순간, 함께 숨을 고르며 같은 타이밍에 반응해 본 적 있나요?
우리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장난감을 바라본다는 건, 어쩌면 감정의 리듬이 맞는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사람 사이에서도, 고양이 사이에서도, 그리고 당신과 그 아이 사이에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