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까지 똑같은 그 모습에 웃음이 나요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실내, 창가 한쪽에 그릇 모양의 포근한 방석이 놓여 있습니다. 그 위에는 이제 막 꿈나라에 들어선 듯한 두 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조용히 누워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어딘가 유난히 눈에 띄는 이유가 있었죠. 앞발도, 뒷발도, 심지어 고개를 둔 방향까지 마치 복사 붙여넣기라도 한 듯 똑같은 자세로 잠들어 있는 두 고양이. 하늘을 향해 발을 쭉 뻗고, 몸은 둥글게 감싼 채 방석의 곡선에 맞춰 눕고 있는 모습은 흡사 고양이 버전의 싱크로나이즈드 슬립처럼 보입니다.


앞발은 얼굴 옆까지 살짝 들려 있고, 뒷발은 편안하게 늘어진 채. 코끝에 살짝 떨리는 수염과 느릿하게 오르내리는 배의 움직임만이 이 아이들이 살아있는 인형이 아니라는 걸 알려줄 뿐이에요. 눈꺼풀은 단단히 닫혀 있고, 작은 귀도 살짝 접힌 채, 두 고양이는 방해받지 않는 평온한 꿈 속을 걷고 있는 듯합니다.

바라보는 이의 입꼬리를 자동으로 끌어올리는 이 장면에, 누군가는 말했죠. “이 정도면 서로 꿈속에서 약속하고 자세 맞춘 거 아냐?”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두 고양이는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주고, 함께 자는 순간마저도 꼭 닮은 듯 같은 포즈로 나란히 꿈을 꾸는 것 같았으니까요.
혹시 당신도 이런 적 있지 않나요? 친한 친구나 형제자매와 같은 방에서 자다가 똑같은 포즈로 깨어나 웃었던 순간. 서로의 존재가 너무 익숙하고 편안해서, 무의식마저도 닮아가는 그 느낌. 두 고양이의 모습이 꼭 그런 따뜻한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삶이 아무리 바빠도, 마음이 무거울 때에도, 이런 작고 귀여운 순간 하나가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하죠. ‘나는 혼자가 아니야’, ‘내 곁에도 누군가가 있어’라는 단순한 사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를 이 두 고양이가 조용히 말해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