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요새에 침입하려 하다니!”

높은 수납장 위, 고양이는 마치 요새의 성주처럼 우뚝 앉아 있었습니다. 주변을 향한 그 눈빛은 날카롭고 결연했죠. 아래에서 주인이 다가와 조심스레 손을 뻗을 때, 고양이는 주저 없이 앞발을 번쩍 들어 탁, 탁— 마치 “감히 여길 넘보다니!”라고 말하는 듯한 기세로 손을 쳐냅니다.

고양이의 꼬리는 살짝 흔들리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은 채 단단히 요새를 지키는 모습입니다. 침착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 표정은 위엄 있고, 오히려 “여긴 내 영역이다. 허락 없이 다가올 순 없어”라고 경고하는 듯하네요. 주인의 손길은 점점 장난스러워지지만, 고양이의 반응은 진지하기만 합니다. 약간의 여유도 없이 반사적으로 튕겨내는 앞발—이 요새의 경비는 결코 허술하지 않다는 걸 증명합니다.

레딧에서는 “저 고양이, 전생에 성벽 수비병이었음에 틀림없다”는 반응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방어 태세를 갖춘 고양이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들의 유사한 행동을 떠올리며 공감의 댓글을 남겼지요.

이 장면은 단순한 장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높은 곳’은 단순한 자리 그 이상, 자신만의 안식처이자 감시탑 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고양이는, 비록 작지만 세상 누구보다 당당한 존재처럼 보이죠.

그리고 생각해 봅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침범당하고 싶지 않은 공간이 있진 않나요? 마음속 수납장 꼭대기,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은 작은 요새 말입니다. 그런 마음을 알게 되면, 고양이의 ‘철통 방어’가 조금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 당신만의 작은 요새는 어디인가요? 그 공간을 지킬 때, 당신도 고양이처럼 단단하고 우아한 눈빛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