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은 내 것! 방해 금지의 눈빛

따뜻한 오후, 소파 위엔 한 마리 강아지가 이불을 덮고 평화롭게 누워 있습니다. 마치 사람처럼 옆으로 누운 자세로, 머리는 쿠션에 살짝 걸친 채 이불을 반쯤 덮은 모습은 그야말로 ‘파라다이스’ 그 자체입니다. 온몸을 감싼 포근함에 온 세상이 멈춘 듯 조용한 순간. 하지만 그 평온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주인이 장난스럽게 이불 한 귀퉁이를 살짝 잡아당깁니다. 그러자 강아지는 눈만 살짝 뜬 채로 고개를 들어 주인을 바라봅니다. 그 표정은 “정말 지금이야?”라고 말하는 듯, 어딘지 억울하고 살짝 짜증 섞인 눈빛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주인이 계속 이불을 잡아당기자, 결국 강아지가 결단을 내립니다.
입을 벌려 빠르게 이불을 물고는, 마치 ‘이건 내 거야!’라는 듯 단숨에 이불을 자신 쪽으로 확 당깁니다. 그리고는 다시 누워 평온한 자세로 복귀. 이불 속에 폭 파묻혀 잠시 전의 방해는 까맣게 잊은 듯 눈을 감습니다. 얼마나 당당하고 사랑스러운지, 보는 이의 입가엔 미소가 번집니다.

레딧의 한 이용자는 “이 강아지는 분명 전생에 사람이었을 거야. 이불 당기기 싸움에서 이렇게 정확한 타이밍은 진짜 쉽지 않다고!”라며 웃음을 남겼습니다. 그만큼 강아지의 반응은 인간미 넘치고, 또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우리도 이 강아지처럼 포근한 이불 안에서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쉬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나요? 누군가 그 평화를 건드리면 괜히 짜증이 나고, 다시 되찾기 위해 애쓰게 됩니다. 그럴 땐, 우리도 이 강아지처럼 과감하게 외쳐볼까요? “이건 내 꿀잠이야. 건들지 마세요.”

그러고 보면, 이 작고 둥근 존재들도 하루하루를 지치도록 살아가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손길에 안심하고, 이불 한 장에도 온 마음을 내어 맡기는 강아지의 모습은 그 자체로 ‘믿음’의 표현이 아닐까요. 우리는 그렇게 작은 생명에게 안식처가 되어주고, 그들은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 감정을 건넵니다.

혹시 오늘따라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면, 이 강아지를 떠올려보세요. 이불 하나에도 행복을 찾는 마음. 그리고 그 행복을 사수하기 위해 소소하게 발버둥치는 그 모습. 분명 여러분 마음에도 따뜻한 웃음 하나 피어날 거예요.

오늘 하루, 나만의 이불을 꼭 붙잡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 이불을 슬쩍 당긴다면… 아주 조용히, 단호하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이건 제 이불입니다. 오늘만은 양보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