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앞에 반짝이는 건 모두 장난감 — 조용한 앞발의 범죄 현장

욕실 안, 조용한 공기 속. 욕조 난간 위에는 은은하게 빛나는 반지와 목걸이, 그리고 작은 귀걸이 하나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아마도 주인이 목욕 전에 잠시 올려둔 것일 테죠. 하지만 그 위에서 무언가 조심스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회색빛 고양이 한 마리, 슬쩍 다가온 채 눈동자만 굴리며 상황을 관찰하더니, 한쪽 앞발을 살며시 내밀었습니다.

툭—
고양이의 발끝이 반지를 살짝 밀자, 반지는 툭 떨어져 욕조 바닥으로 굴러갑니다. 고양이는 순간 움찔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반응하죠. 떨어진 소리에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계획대로’라는 듯한 표정. 그리고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히 몸을 일으켜 욕조 안으로 들어가, 방금 전 떨어뜨린 보물을 물고 나옵니다.

그 행동은 매우 조심스럽고 정교했습니다. 앞발의 터치 속도, 각도, 타이밍까지 계산한 듯. 마치 오래된 도둑 고양이처럼, 고요한 욕실을 무대로 한 편의 은밀한 범죄극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두 번째 보석을 노립니다. 이번엔 목걸이. 얇고 길게 늘어진 줄을 먼저 슬쩍 당겨보다가, 무게 중심이 흔들리는 틈을 타 또 한 번, 툭.

레딧 유저들은 이 영상을 두고 “고양이: 이건 이제 내 것이오”라며 고양이의 ‘장물 수집 본능’에 웃음을 터뜨렸고, “이제 귀금속은 금고에 보관해야 할 듯”이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이 공감했던 건, 고양이 특유의 ‘사알짝’ 건드리면서도 자기 일엔 확신이 가득한 그 행동이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고양이에게 뭔가를 슬쩍 빼앗긴 적 있나요? 머리끈, 볼펜, 리모컨… 고양이들은 이상하게도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을 하나둘씩 ‘자기 소장품’으로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묘하게도, 그걸 되찾고 싶은 마음보다 ‘가져가는 모습’이 더 사랑스러워서 웃고 말게 되죠.

어쩌면 고양이에게 중요한 건 물건 그 자체보다, 그것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우리가 놀라고 웃는 반응일지도요.
그리고 그게, 우리 둘 사이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