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째로 넣는 생존 본능, 작지만 강한 준비력

야외 테라스. 해가 살짝 기울며 따스한 빛이 나무 바닥 위를 감쌉니다. 거기에 놓인 몇 알의 땅콩, 그리고 그 앞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한 마리 다람쥐. 마치 누가 훔쳐가기라도 할까 봐 조급한 듯, 땅콩을 하나 집더니 껍질도 까지 않고 그대로 입에 쏙—. 그러고는 또 하나, 또 하나. 순식간에 입이 불룩하게 부풀어 오릅니다.
그 작은 얼굴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걸 담을 수 있을까 싶은 정도예요. 볼이 터지기 직전까지, 다람쥐는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껍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요. 나중에 천천히 먹든, 비축용으로 숨겨두든 지금은 그저 ‘모으는 게 먼저’인 거죠.

다람쥐는 꼼꼼하고도 빠릅니다. 주위를 휙 둘러본 뒤, 다음 땅콩으로 바로 이동합니다. 그 발놀림엔 망설임이 없습니다. 몇 번이나 반복된 이 행동에는, 어쩌면 본능 너머의 삶의 방식이 담겨 있을지도 몰라요.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 해두는 것.’

레딧에선 “저 작은 몸에 저장 공간이 저 정도라면, 인간으로 치면 장바구니 대신 캐리어 끌고 다니는 거 아님?”이라는 댓글이 있더군요. 웃음을 주면서도 뭔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말이죠.

우리도 때로는, 준비를 하면서 ‘너무 작은 거 아닐까?’, ‘이 정도로 뭐가 달라질까?’ 싶을 때가 있죠. 하지만 작은 땅콩 하나도 성실하게 모으는 다람쥐를 보고 있으면, 결국 변화를 만드는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실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당신은 어떤 걸 차곡차곡 모으고 있나요? 체력일 수도, 추억일 수도, 아니면 마음의 여유일 수도 있겠죠. 중요한 건 그게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스스로에겐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겁니다.

이 작은 다람쥐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결국 삶도 그렇게 성실히 준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