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발바닥에 담긴 큰 성실함

거실 구석,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은 자리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습니다. 이름은 거필드. 아직 몸집도 작고 털도 보들보들한 새끼 고양이지만, 그 몸짓만큼은 제법 의젓합니다. 마치 ‘단정함이란 이런 것’이라고 보여주듯, 거필드는 자신의 앞발을 조심스럽게 핥아 닦고 또 닦습니다. 혀끝은 바쁘게 움직이고, 닦은 발을 다시 바닥에 콕콕 찍어보며 상태를 확인하는 듯한 모습. 정말로 “이제 반짝거리나?” 묻는 듯한 그 표정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중 한 장면은 특히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거필드는 한쪽 앞발을 입가에 가져다 댄 채 집중한 눈으로 닦아냅니다. 그 눈은 동그랗고 또렷하게 떠져 있고, 몸은 약간 앞으로 기운 채 균형을 유지하고 있죠. 입가에서 살짝 묻어나온 분홍빛 혀는 작지만 바쁜 일꾼처럼 앞발 위를 열심히 쓸어내립니다. 그 순간, 작고 말랑한 젤리 발바닥이 반짝 빛나며 드러납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장면 보며 “저 작은 발에 저런 정성이 담기다니…” 하신 적 있나요?


레딧 댓글 중 하나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집 고양이는 절대 안 닦는데, 거필드는 완전 예의 바른 아기 신사야.” 실제로 그런 느낌입니다. 몸단장에 대한 열정이 어쩌면 저 작은 심장 안에 살아 숨 쉬는 본능이자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네요.

사람의 눈엔 그저 “귀엽다”로 보일 수 있지만, 고양이에게 그건 생활의 일부입니다. 먹고, 놀고, 그리고 스스로를 돌보는 일. 어릴 때부터 익히는 이 습관은 단순한 외형을 넘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식이기도 하지요. 우리는 어쩌면 그 모습을 보며 무의식중에 배웁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보고 가꾸는 법을요.

오늘 하루, 거필드처럼 작은 단정함 하나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게 발이든, 마음이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