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사는 듯 같이 사는 두 친구의 작은 배려

작은 현관문 앞,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고양이 한 마리가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고양이의 시선은 단단히 문 안쪽을 향해 있고, 눈빛에서는 조급함보다 익숙한 기다림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시선을 맞이하듯, 문 안쪽엔 강아지가 다가옵니다.

고양이는 아무 말도,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마치 매번 그랬던 것처럼요. 강아지는 문에 걸린 천끈을 입으로 물고 조심스레 당깁니다. 딸깍— 유리문이 열리고, 고양이는 자연스럽게 문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섭니다. 고개를 살짝 돌리며 강아지 쪽을 흘긋 보는 그 짧은 찰나,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고마움이 가득 묻어납니다.
그런데 이 장면의 진짜 감동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고양이가 안으로 들어오자, 강아지는 다시 천끈을 물고 문을 당깁니다. 이번엔 반대 방향. 열린 문이 천천히 닫히고, 조용한 집 안엔 다시 평온이 깃듭니다.

그저 문 하나를 열고 닫은 일인데, 마음은 왜 이리 따뜻해질까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내가 불편할까 봐 미리 알아서 챙겨준 누군가의 행동. 그게 꼭 말이 아니라도, 손짓 하나, 눈짓 하나로 전해지는 배려요.

레딧 댓글에 달린 반응처럼, “이 집은 사랑이 자동문으로 구현돼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두 동물은 서로를 가족으로, 친구로,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사는 존재’로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사람 사이에서도 이런 순간은 그렇게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 못 하는 동물들이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이 협력과 배려는, 오히려 우리에게 묻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이런 문을 열어주고 있나요?”라고요.

작은 끈 하나가 이어준 우정. 오늘 우리는 누구의 마음에 조용히 문을 열어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