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어주다 멈추면 안 되는 이유”

파란 이불 위, 모락모락 온기가 남아 있는 침대 한가운데엔 복슬복슬한 고양이 한 마리가 느긋하게 누워 있습니다. 눈은 살짝 감겼고, 입가엔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는 만족감이 번지고 있지요. 주인의 손은 조심스럽게 고양이의 귀 뒤편을 긁어주고 있었고, 고양이는 그 감촉에 몸을 살짝 맡긴 채 작은 숨소리 하나에도 평온함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주인의 손이 머뭇거리다 멈추자, 고양이의 눈꺼풀이 스르르 올라가더니 앞발이 천천히 움직입니다. 그 작은 앞발은 다정하게, 그러나 아주 분명하게 주인의 팔을 ‘톡톡’ 건드립니다. 살짝 말리는 발가락, 부드럽지만 단호한 눈빛. “왜 멈춰요? 아직 안 끝났는걸요.”

고양이의 몸짓은 말보다 강한 메시지를 품고 있습니다. 그저 귀 뒤를 긁어주는 단순한 행동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신뢰와 애정, 그리고 ‘이 시간이 더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녹아 있지요. 다시 손을 움직이자 고양이는 금세 눈을 감고, 표정은 다시 녹아내립니다. 그 모습은 마치 “그래요, 이제야 제대로 시작이네요”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레딧 댓글 중에선 “이 집은 고양이가 리모컨인 듯”이라는 반응이 있었는데요, 누가 누구를 돌보는 건지 헷갈리는 순간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고양이와의 삶이 주는 특별함이 아닐까요?

고양이는 말을 하지 않아도 말합니다. 아니, 오히려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섬세하게, 더 다정하게 다가오는 존재인지도요. 그 작은 앞발의 ‘톡톡’에는 단순한 장난 이상의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나 지금 이 순간이 좋아요. 당신이 좋아요.”


혹시 오늘 누군가의 ‘작은 신호’를 놓치진 않으셨나요? 말 대신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정, 어쩌면 지금 바로 곁에 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