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와 손끝으로 나누는 세수 의식

검은 고양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어디론가 집중한 듯한 표정, 말간 눈동자, 그리고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주인의 손가락. 그 손끝은 엄지손가락 하나였습니다.

주인의 엄지가 고양이 입 앞에 가까워지자, 고양이는 자연스럽게 혀를 내밀어 그 손을 핥기 시작합니다. 아주 부드럽고 천천히, 마치 “좋아, 세수 준비됐어”라고 말하는 듯한 리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장면, 주인은 핥은 손가락을 이용해 고양이의 볼과 이마, 입 주변을 살며시 문질러 줍니다. 단 한 번의 힘주지도 않은 터치, 그러나 그 안에는 일상의 애정이 스며 있습니다.

세수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주인의 손가락이 고양이의 입가에 다가가면, 고양이는 기다렸다는 듯 또다시 핥기 시작합니다. 이 작고 단순한 행동이 반복될수록 두 존재 사이의 관계는 더 깊어집니다. 서로 말 한마디 하지 않지만, 그 손끝과 혀끝의 소통은 말보다 더 많은 것을 전하는 듯합니다.

이 영상에 달린 한 레딧 댓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정도면 둘이 같이 살면서 세수 루틴 맞춘 거 아님?”
유쾌한 농담 속에도, 그들 사이의 루틴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를 잘 보여주죠.
혹시 여러분도 누군가와 ‘루틴’이라는 이름의 소소한 유대를 나누고 계신가요? 꼭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매일 아침 인사 한마디, 저녁 산책길의 발맞춤, 잠들기 전의 짧은 눈맞춤 같은 것들이 그날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고양이와 주인의 이 세수 루틴처럼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아주 사소한 의식. 그 안에 담긴 따뜻함은 매일을 견디게 하고, 삶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큰 힘이 됩니다.
오늘, 여러분 곁의 누군가와 나누는 작고 반복되는 루틴이 있다면, 그것을 소중히 여겨보는 건 어떨까요? 가끔은 그렇게 쌓이는 것들이, 마음을 지켜주는 가장 큰 울타리가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