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장난과 포옹 사이, 친구란 이런 것 아닐까요?

햇살이 포근하게 스며든 오후, 거실 바닥에 강아지 한 마리가 넓게 몸을 눕히고 있습니다. 앞발은 길게 뻗고, 머리는 약간 비스듬히 기대어 있는 그 자세는 “여기가 제일 편하다”는 듯한 여유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건 강아지의 품 안에 조심스럽게 들어앉은 고양이입니다. 마치 누가 보기라도 한 듯 얌전히, 그러나 살짝 긴장한 듯한 몸짓으로 강아지의 따뜻한 가슴팍에 안겨 있죠.

고양이는 꼬리를 살짝 감싼 채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었지만, 갑자기 강아지의 코끝이 다가오더니 고양이의 얼굴을 톡—하고 살짝 문 듯한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세게 물지도, 아프게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나 심심해~” 하는 투정처럼, 장난끼 가득한 애정 표현일 뿐. 고양이는 잠시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품 안으로 더 파고들고, 강아지는 다시 엎드린 자세를 고쳐 잡으며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그 장면을 보고 있자면, 둘 사이의 관계가 어떤 말보다 뚜렷하게 느껴집니다. 서로의 존재에 익숙하고, 장난을 받아들일 만큼의 신뢰가 있고, 무엇보다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다는 게 느껴지니까요.

레딧의 한 유저도 말했습니다.
“이거 보면서 나도 친구 품 안에서 낮잠 자고 싶어졌어요. 물론, 친구가 이렇게 귀엽진 않지만요.”

우리는 종종 ‘다름’ 때문에 거리를 두기도 합니다. 종이 다르면 언어도 다르고, 습성도 달라서 친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이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말 없이도 서로를 품어주는 관계가 존재합니다. 단지 따뜻함 하나만으로도요.

혹시 여러분도 이렇게 조용히 곁을 내어준 적 있나요? 아니면 누군가의 품 안에서, 장난도 허용되는 그 편안함을 느껴본 적은요?
때때로 사랑은 꼭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살짝 문 얼굴, 다소 엉뚱한 몸짓, 그리고 아무 말 없이 품에 안겨 있는 것.
그런 순간이야말로, 마음의 언어가 가장 진하게 전해지는 때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