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바닥에 드러누운 시츄, 산책은 가야겠는데 몸은 그대로 눕고 싶은 날의 풍경

조용한 거실 바닥 위, 시츄 한 마리가 대자로 드러누워 있습니다. 앞발은 힘없이 펴져 있고, 뒷발도 쭉 뻗은 채, 얼굴은 “세상 모든 피곤을 담은 표정”으로 바닥에 턱을 붙이고 있죠. 그런데 놀라운 건, 이 녀석이 움직인다는 겁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움직여진다’는 게 맞습니다. 주인이 들고 있는 리드줄에 매달려서, 완전히 엎드린 자세 그대로 질질 끌려가고 있는 것이죠.

몸을 일으킬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이고, 억지로 끌려가는 와중에도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바닥에 마찰을 남긴 채, 마치 윗몸이 무거워서 못 일어나는 직장인의 월요일 아침을 보는 듯한 그 모습. 다리 한 번 까딱하지 않으면서도 이동은 하고 있는 이 시츄의 자세는 묘하게 완성형입니다. 고도의 계산 끝에 나온 체력 아끼기 전략일지도 모르겠어요.

이 모습을 본 레딧 유저들은 “완전히 나의 화요일 아침 상태”, “정신은 간 건 알겠는데 몸이 말을 안 들어”라며 뜨거운 공감을 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게, 우리도 종종 이런 날 있지 않나요? 해야 할 일은 분명한데, 그냥… 너무 귀찮고, 그대로 끌려갔으면 싶을 때요.


시츄는 끌려가면서도 어쩐지 억울한 눈빛을 살짝 주인 쪽으로 보냅니다. “내가 지금 걷지 않는다고 해서 안 간다는 건 아니야. 그냥 누워서 가는 거지.”
그 눈빛에 주인은 웃음을 터뜨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아지는 말을 하지 않지만, 그 자세 하나만으로도 모든 감정을 전하고 있었으니까요.

혹시 오늘도 당신 마음속 어딘가에 “그냥 드러누워서 끌려가고 싶은” 감정이 들고 있진 않나요? 괜찮아요. 매일을 잘 달릴 수만은 없고, 가끔은 이렇게 늘어진 채 질질 끌려가도 되는 날이 필요한 법이니까요. 시츄처럼, 자세는 무너지더라도 방향은 놓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닐까요?